소소의 커피자전거

주용 패스를 지난다.(만리장성. 수이장성.)

소소.jk 3 1,662

살랑거리는 봄바람에 자전거의 코를 들이밀었다. 

여전히 휘청이며 허리를 곧추 세운다.  조커도 힘들고 나도 힘들다. 페달링은 그저 회전수에 맞추어 기계적이고 

반복적이다. 두시간 세시간째 , 여전히 베이징이다. 베이징의 규모와 넓이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웬지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아침부터 짜증 제대로 인듯. 이유는 없다. 밀리는차 , 먼지 , 자전거 도로를 점령한 차들. 추호도 배려라는것은 없다.

배려를 가장한 방어운전만 이 유일한 사고 방지책 인듯하다. 나를 보고서도 태연히 길을 막는 운전자에게 신호를 보내니

운전석을 박차고 나와 뭐라 쏘아부친다. 나도 한마디 그들이 모르는 욕을 했다. 웃으면서 잔인하게. 

이전 프랑스에서 써먹던 수법이다. 문화는 그렇다 치더라도  천민한 노예 자본주의가 이제 마악 태동하는듯ㅡ 즉  무언가

손에 완장이 쥐어진 동네 바보의 표정.  이 안타까움은 무엇인지. 

무엇인지 그냥 내버려두고 지켜 봐야 한다. 우리도 한때 그랬다. 지금도 그렇지만.

왜 있잖은가. 있는놈들이 더 한거. 사실 있지도 않으면서. 있는것처럼 생각하는 자들 , 널렸지 않나.

 

주용관에 다다르며 산이 보이기 시작했다.

중국의 가장 높은산이라 칭하는 (기실 별로 높지않다)태산 을 생각하며 , 또 우리동네 치악을 생각하며

드디어 산 이구나 , 그동안 너무 평지 평지로만 내달렸다. 즉 재미가 없는것이다.

그런데 산인 나타났다. 입구에 Mountain area 라고 표시된것을 보노라니  웬지 기분이 좋아지는것 같았다

이제 부터 업힐이다. 어디가 끝인지는 모르지만 차분히 올랐다.  

주용관 500여미터 지점 부터 멋진 만리장성의 망루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망루 밑으로 누각이 서있고 조커와 나는 키를 재보듯 높이를 가늠해가며 규모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대단한 규모의 공사였다. 천자를 위해 백성들의 노고가 컸다. 몽골 초원을 내달리던 중앙아시아의 터프하고 잔혹한

인종들을 막아내고자 했던 진-한 황제의 고육지책 이었다.

수이장성 과 팔달령 을 지나며 장성의 규모에 다시한번 놀란다. 

 

고도가 500여 미터에 이르자 길이 엎치락 뒤치락 업엔다운을 계속한다.

이때에 지쳐 버렸다. 

물은 이미 바닥을 보였고 한모금 한모금 신중하게 마시고 있었다. 이때 오후 3시. 앞으로 60여키로. 엔칭 까지 

시간내에 갈 수 있을까 약간 불안한 생각이 든다. 산길은 알 수없다. 시간가늠이 어렵다.

한시간쯤 걸려 G6 공로(하이웨이) 입구에 도착했다. 하이웨이 좌측으로 또 하나의 국도가 나 있었는데 

자전거는 통행금지 푯말이 붙어 있는게 아닌가.  혹시 또 다시 올라온길을 내려가야 하는것은 아닌지 불안한 생각이 스친다.

길이 갈라지는 지점에서 교통 공안의 시선을 피해 냅다 달렸다. 역시 터널이 보인다.

자전거의 통행을 막은 이유가 있었다. 

눈을 질끈 감고 그냥 갔다. 

근 3키로 에 육박하는 터널길이다. 게다가 오르막. 

뒤에서 달려드는 트럭들과 차의 행렬에 공포심을 느꼈다. 아슬하게 자전거를 비껴가며 크랙션을 울리는 운전자들의 모습은 

이미 안중에도 없다. 어서 빨리 이 지옥을 벗어 나고픈 생각밖에. 식은땀이 흐르고 시간은 더디다.

가도가도 끝이없는 밟아도 밟아도 자전거는 그대로 인듯 하다. 비슷비슷한 천정과 바닥 그리고 일정 간격으로 빛을 비추이는

조명등의 노오란 색갈이 지속적이고 단속적이다. 얼굴이 깨질듯 핸들을 잡은 손위로 푸르디 푸른 불빛이 왔다간 가고 왔다간 가고

번쩍거린다. 차를 몰고 긴터널을 지나다 보면 소리가 반향되어 더 크게 들린다. 바로 그소리를 온몸으로 받으며 가고 있는것이다.

노출되어 있다는 것이 이렇게 살떨리는구나. 

한 30여분을 굴속에서 안간힘을 쓴듯하다. 멀리서 빛이 비추이며 휘어져 나간 골목같이 아득히 보일때 무언가

희망같은게 솟구쳤다.  다리의 힘은 벌써 빠져 있다. 허벅지가 터져 나가라 며 페달을 굴렸다.

 

춥고 바람이 거셌다. 지독한 터널속의 매연고 배기가스를 실컷 먹어 배가 부른데가 식은 땀이 말라 추위와 약간의 두통이 느껴졌다.

멀리 해가 빛이 스러지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긴숨을 내쉬었다.

30분을 더달려 초시를 만났다.(가게) 

시원한 맥주를 들이키고 싶었다. 

Harbin 맥주가 이렇게 맛이 있었다니... 단숨에 깡통까지 씹을뻔 했다. 

마지막 한방울을 목구멍에 떨구고 나서 미련없이 다음 도시 엔칭으로 나아갔다.

 

도시에 들어서면 건물의 위치나 가게의 종류 를 보고서도 도시의 분위기를 알 수 있다.

넓고 시원하게 뚫린 도로는 말할것도 없고 자전거 행렬을 형상화한 조각들 , 무엇인지 선진화된 도시 같았다

보기힘든 아름다운 호수가 있는 600고지의 도시다.  그리고 맑은공기.

사람들은 도시 입구에 있는 거대한 광장에 모여 저녁 한때를 즐기고 있었다.

왁자지껄한 소리에 웬지 긴 거리를 달려온 나그네의 심사가 쓸쓸해짐을 느꼈다.

도시의 적당한 숙소를 찾아 두바퀴 정도 돌았을까 원하는 가격의 숙소가 나타나지 않았다.

한국 화장품 이라는 한국말 간판가게 앞에 서있는 젊은이 들에게 숙소를 물어보았다.

돌아오는 대답은 팅부동, 잘 모르겠단다. 배도 고프고 더 이상 말을 붙일 힘도 남아있지 않아 그냥 잠시 쉬려고 

앉아 있는데 그중 한 여자가 집요하게 말을 걸어온다. 한국인? 한국. .... 숙소... 싸고 괜찮은 숙소.....

우여곡절 끝에 지나는 할아버지를 붙잡고 몇마디 주고 받던 그는 자기를 따라오란다.

60위안의 허름한 여인숙 같은곳이다. 화려한 길가에서 주택가로 한참을 걸어들어가서야 만난 숙소.

냄새나고 좁고 열악했지만 그들의 성의를 생각해서 묵어가기로 했다.

그들은 웃으며 떠났다. 

나도 웃었다. 끝까지.

 

주인 아주머니가 인사를 한다. 헤로우?

예 헬로우... 

 

소소.jk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Comments

actsung
아직 중국이구나 그쪽도 몸조심혀.
땅이 흔들리면 무조건 건물밖으로 튀어라.
잘 챙겨먹고
최군
소소님 최군입니다!!!
지금쯤 몽골초원을 달리고 계시겠네요
저는 현재 둔황에 있습니다
소소.jk
현석군 여기서 보다니.  반가워.  몸건강하게. 사막 잘건너.  우리. 화이팅. 하자고.
둔황은 어때 ? 실크로드라 더위와 물수급이 만만찮을텐데 ..
내가 갈길은 먼저 가니 웬지 더 궁금해.
어쨋든 담에 연락되면 소식 꼭 전해줘 난 현재 몽골 울란바토르.

Categories

Search

Tags

Popular

Poll


결과보기

Recent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