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의 커피자전거

구름이 만들어지는 곳

소소.jk 1 1,215
오늘은 오체투지를하는 가족을 보았다
비가오는 4000 두조 산 기슭에 낡은 비닐 텐트를 치고 막 저녁을 짓고 있었다
아버지 인듯한 노인네 둘은 깊게 패인 주름과 검은 얼굴로 텐트앞에 있었고
아들인듯한  중년의 남자는 빗속에 나뭇가지를 줏어 불을 지피고 있다
그옆에 길게 자리를 편 곳에 부인이 터키석 염주를 앞에놓고 연신 절을 하고
7살정도 되어 보이는 어린 소녀는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낡은 리어카에는 바람에 낡을대로 낡은 룽다가 펄럭이고 세간살이가 실린채 비를 맞고 있었다
텐트안에는 (텐트라기 보다는 비닐 조각) 때에절은 솜이불과 그릇 이 몇개 있었고
찢어져 바람이 숭숭새는 귀퉁이 에는 커다란 돌로 눌러놓았다.
검은 얼굴의 사내둘이 나를 물끄러마 쳐다 보았다
내가 이미 쳐다 보고 있었음에도 그들은 시선마주침을 아랑곳 하지 않았다
비가 후둑후둑 떨어지고 있다
나는 이들의 기괴한 살림살이 에 눈이 갔다
우선은 라싸까지 가는 고된 길을 먹을것도 변변치 않게 빈약할것이었고
잠자리 또한 ,어떻게 추위와 비를 견뎌낼까 하는 것이었다.
무엇보다도 나를 전율케 한것은 그들의 믿음과 신념이다.
현세의 삶은 모두 그 무언가를 위해 바쳐졌다.
세발을 딛고 나서 이마 머리 배 가슴 온몸이 땅에 붙는다
나는 어쩌면 저 맞닿은 배와 가슴이 영원히 떨어지지않았으면 하고 바램해본다
이는 죽음이 아니라 sprits of nature 삶이기 때문이다.
지상은 내가 밟고 디디어 설 곳이아니라 나의 배이며 다리요 나의가슴이요 나의 머리 그자체이다.
땅아래 아무것도 없고 땅위에 아무것도 없다
땅에 나는 것들로 배를 채우며 ㅡ그배의일이 끝나면 땅으로 돌아가지 않는가
홍롱의 작은 마을 어귀에서 고목을 깔고 앉은채 마니차를 돌리는 노인과 이야기를 했다
'어디를 가느냐'
'라싸에 가고싶다'
그녀가 쉴새 없이 돌리는 마니속에는 깨달은 이의 말들이 적혀있는데
한번 돌릴때마다 그것을 읽고 깨달은 셈친다 하지만, 내게는 그러한 일이
나태하지말고 깨어있으라는 뜻으로 보인다.
척박하고 황량한 땅에서의 삶이란 고되고 고되다
그러한 곳에서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살지않으면 더 고된 삶을 살터, 스스로 각성하고 붙잡고 살아야할 그무엇 때문이라도 마니를 끊임없이 돌리고  옴마니반메훔을 되뇌이고 가슴깊이 무두질하는것일테다.
'라싸에 가고싶다' 라고 내가 얘기했을때 그 노인의 눈에서는 섬광과도 같은 반짝임이 있었다
평균수명이 짧은 티벳노인들의 말년은 사그러 드는 육신과 결핍의 이중고때문에 한결 초췌하다.
그 남루한 뼈대와 검게 패인 얼굴을 살아있게 하는 힘은 오직 깨어있는말
'옴마니 반메훔'
옴마니 반메훔은 생명의 시원과 종말 그리고 영원한 turn by turn을 의미한다.
이는 특정의 주술적인 주문이 아니라 우주의 sound 인것이다.
최초의 단어 '옴' 은 탄생을 의미한다
시작이며 태초이며 빅뱅인것이다.
갓난아기의 최초의 육성은 '옴'이다
입을 다물고 ,저 뱃속에서 울려나오는 아주 쉽고도 경쾌한 최초의 소리를 내어보라
그것은 '옴' 그것이다
'옴' 이라는 사운드는 그자체로 완성이며 거대한 시작이다
'옴'이라는 울림과함께 입술을 떼는순간 위대한 단어 하나가 만들어진다
바로 '어마' '엄마' '마마' '맘'
태초가 존재하게한 언어 ' 그것은 모성' 이 아닌가.
'옴마니 반메훔'에 내재한 그 무한한 비밀은 신비롭다.
오늘, 라싸로 가기위해 오체투지를 하는 가족의 강녕과 건강을 기원한다.
마음같아서는 비도 그들을 피해가고 바람도 그들을 위해 숨을 죽였으면 한다.


어느덧 나도 구름속에 섰다 . 고도계는 4200을 가리킨다 .
50 여미터를 걷고 10분씩을 쉬었다 .마치 느릿한 행군을하듯 나의걸음은 무겁기만 했다.
산봉우리에서는 구름이 만들어지고 또 스러지고 흩어졌다 모이고를 반복했다.
구름이 만들어지는 그속을 천천히 걸었다.
얼굴에 와닿는 물방울들이 차갑고 따갑다.
내딪는 발길앞까지도 흐릿하고 길은 쉴새없이 자취를 감춘다.
산자락 아래서 바라보는 구름모습이야  이쁘고도 아름답지만 구름속에서 구름을 본다는 것은
그저 부우연 안개빗속일뿐 .
순식간에 하늘이 열렸다가 닫히는 모습을본다.
어느새 해발 4415 미터.
멀리서 빗속에서도 한가로이 푸을 뜯는 야크떼들이 보인다.
한기와 함께 배고픔을 느꼈다.
손가락은 이미 추위에 곱을대로 곱았지만 빵을 꺼냈다.
달달한 침이 맛을더했다.


소소jk. 고원을 걷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Comments

Kelly
한 숨 한 숨 내쉬며
야생의 산길 사이로 올라가 구름과 마주했을 때..
고행의 아름다움이 절정에 이르러..
'언어'를 잃어버릴 것 같아요.

Categories

Search

Tags

Popular

Poll


결과보기

Recently